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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야기

이직하기 전 회사 속사정 파악하는법

by 세상에 이럴리가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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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면접에서 회사의 진짜 속사정 파악하는 법

나는 지금까지 네 번의 이직을 경험했다. 그중 두 곳은 결과적으로 나에게 잘 맞는 회사였고, 한 곳은 문화가 맞지 않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주변 친구들, 동료들 역시 평균 두세 번의 이직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다들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면접만 보고는 회사의 진짜 모습은 알기 어렵다’는 것.

 

그러다 어느 날, 오랜만에 모임 자리에서 서로의 이직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고, 우리가 각자 면접 과정에서 어떤 질문을 했고, 무엇을 보고 회사를 판단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몇 가지 공통된 기준이 떠올랐고, 이 기준들이 실제로 좋은 회사를 가려내는 데 꽤 효과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날의 대화를 바탕으로 정리한, 면접 자리에서 회사의 속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현실적인 질문들과 판단 기준에 대한 기록이다.

 

 

면접, 인터뷰

 

 

 

 

1. 조직문화와 팀 분위기를 파악하는 질문

1-1. “팀 회의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회사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과 위계 구조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상사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방식인지, 팀원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구조인지에 따라 조직의 자율성과 수평성이 드러난다. 한 지인은 이 질문에 대해 “회의는 보통 팀장이 방향을 잡고, 팀원들은 그것에 맞춰 진행해요”라는 답을 들었고, 실제로 입사 후에도 상향식 소통은 거의 없는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지인은 “회의 전부터 팀원끼리 슬랙으로 의견을 나누고, 실제 회의에서도 자유롭게 토론이 오가요”라는 답을 들었고, 실제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에서 만족스럽게 일하고 있다.

 

1-2. “신입 또는 경력 입사자가 적응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조직이 얼마나 내부자 중심인지, 또는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을 배려하는 문화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답변이 “초반에 적응은 쉽지 않아요”로 끝난다면, 온보딩 과정이 부실하거나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처음에 체계가 복잡할 수 있지만, 내부 매뉴얼이나 멘토링 시스템이 있어요”라는 식의 대답이 나오는 곳은 신입 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있는 조직이다.

 

 

2. 이직률과 팀 유지 현황 확인하기

2-1. “최근 1년간 팀원 변동이 있었나요?”

직접적으로 이직률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팀원 변화가 잦았다는 답이 나올 경우, 어떤 이유로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회사는 퇴사를 숨기지 않고 그 사유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 퇴사한 분도 있고, 일부는 다른 팀으로 전환되었어요” 같은 대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팀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크게 기억나는 건 없네요”라고 모호하게 넘기는 경우, 내부 갈등이나 퇴사율이 높은 환경일 수 있다.

 

2-2. “팀 내 평균 근속연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근속연수는 조직의 만족도와 직결된다. 물론 스타트업처럼 성장 속도가 빠른 조직은 평균 근속이 짧을 수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는 유용한 지표다. 특히 “최근에 들어온 사람보다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 더 많아요” 같은 답을 들으면, 조직에 남고자 하는 유인이 있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최근 많이 바뀌었어요”라는 말은 구조조정, 내부 갈등, 리더십 문제 등 다양한 위험요소를 내포할 수 있다.

 

 

 

 

3. 성과 관리 방식 알아보기

3-1. “성과는 어떻게 측정하고 피드백은 어떤 방식으로 주고받나요?”

조직의 평가 시스템과 성장 환경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이다. 단순히 결과만 보는지, 과정도 함께 평가하는지에 따라 구성원이 느끼는 압박감과 동기부여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한 지인은 “성과는 분기마다 수치 중심으로 보고돼요. 피드백은 보통 팀장과 일대일로 진행하죠”라는 답을 들었고, 실제로는 성과 압박이 강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반면 “성과는 정량과 정성 모두 반영되고, 피드백은 수시로 이루어져요”라는 답을 들은 곳은 지속적인 성장을 장려하는 문화였다.

3-2. “성과 외에도 평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있을까요?”

평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질문이다. “팀 분위기, 협업 태도, 커뮤니케이션 등도 중요해요”라는 답은 조직이 인간적인 요소도 고려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결국은 실적이죠”라는 말은 경쟁 중심의 문화일 가능성이 크고, 이런 분위기에서는 소모적인 경쟁이나 정치적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4. 리더십과 결정 구조를 묻는 질문

4-1. “중요한 결정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나요?”

조직 내 의사결정 구조를 알 수 있는 방법이다.

“리더가 결정하긴 하지만, 팀원들과 사전 논의를 거쳐요” 같은 대답은 참여형 의사결정 구조를 의미한다. “대부분 위에서 지시가 내려와요”는 수직적 문화일 가능성이 높다. 이 구조는 의사소통 속도는 빠를 수 있지만, 개인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제한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나는 이전 회사에서 이런 구조 때문에 자주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 경험 이후 의사결정 구조는 면접에서 반드시 확인하는 요소가 되었다.

4-2. “최근 팀이나 조직이 내린 가장 중요한 결정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진행됐나요?”

조직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이다. 특히 인력 구조 조정, 사업 방향 전환, 조직 개편과 같은 이슈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통해 조직의 유연성과 리더십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막연한 설명이 아닌 구체적인 사례를 들려주는 면접관이라면, 조직 내 정보 흐름이 투명할 가능성이 크다.

 

5. 성장 기회와 커리어 경로 확인하기

5-1. “이 직무에서 1~2년 후 어떤 방향으로 커리어가 확장될 수 있나요?”

조직이 구성원의 성장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지표다. “보통 그 정도 되면 선임으로 승진하거나, 다른 프로젝트로 확장돼요” 같은 답변은 경력 설계가 가능한 환경이다. 하지만 “일단 해보시고, 그다음은 내부 상황을 봐야죠”라는 말은 커리어 경로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뜻일 수 있다. 나는 이직 후 예상보다 업무 범위가 좁아 답답함을 느꼈던 경험이 있었고, 이 질문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

5-2. “직무 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나 자율 프로젝트가 있나요?”

구성원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조직인지 확인할 수 있다. 혁신적인 기업일수록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중요하게 여기고, 프로젝트 제안이나 직무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는 편이다. “팀 내에서 자율 과제를 제안할 수 있고, 실제로 실행된 사례도 있어요” 같은 답변은 긍정적인 신호다. 반대로 “그런 건 보통 없고,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게 중요해요”라는 말은 조직의 유연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직 면접은 단순히 자신을 어필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원자 스스로도 회사를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위에서 말한 질문들로 정보 수집을 넘어, 조직의 문화, 리더십, 성장 가능성, 평가 방식 등 회사의 깊은 속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면접관의 반응, 답변의 진정성, 구체적인 사례 여부까지 함께 관찰한다면 훨씬 더 입체적으로 회사를 이해할 수 있다.

이직은 언제나 새로운 도전이고, 낯선 환경에 자신을 던지는 일이다. 그만큼 신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나와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한 여정에서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현명하게 질문할 수 있다면, 결국 좋은 조직과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다음 이직이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진짜 의미 있는 선택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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