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이야기

직장인이 말해주는 나만의 업무를 구축하는 방법

by 세상에 이럴리가 2025. 3. 23.
반응형

직장인이 말해주는 나만의 업무를 구축하는 방법

중견기업에서 근무한 지 어느덧 8년 차가 되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그저 열심히 일하면 자연스럽게 인정받고, 성과를 내면 누가 봐주지 않아도 기회가 따라올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것이 단지 이상적인 기대였다는 걸 깨달았다. 회사는 실력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나와 비슷한 수준의 업무 능력을 가진 동료는 넘쳐나고, 같은 결과를 내더라도 누가, 어떤 방식으로 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식을 남긴다.

 

결국 조직 안에서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존재감’이 필요했다.

 

나만의 색깔, 나만의 방식, 그리고 누가 봐도 '이 일은 저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확실한 포지셔닝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 이 글은 그간 내가 경험한 시행착오와 관찰을 바탕으로, 회사 생활 속에서 나만의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직장인, 서류가방

 

 

1. 포지셔닝은 실력 그 이상이다

회사에서의 포지셔닝은 단순히 일을 잘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실력은 기본 전제일 뿐이고, 그 위에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강점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문제에 강한지를 조직 안에서 명확하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전략과 행동의 누적으로 형성된다.

 

실제로 나와 함께 입사한 동기가 있었다.

그는 나보다 훨씬 빠르게 과장으로 승진했는데, 이유는 단순했다.

 

그는 항상 '이 사람은 기획에 강하다', '보고서 정리는 이 사람에게 맡겨야 한다'는 식의 인식을 팀장들에게 심어줬다.

 

반면 나는 다양한 업무를 골고루 잘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했다. 결과적으로 ‘이 일은 네가 제일 잘하니까 맡긴다’는 말은 들을 수 없었다. 실력이 같아도 포지셔닝이 다르면 조직 내 역할과 평가는 전혀 달라진다.

 

 

2. 핵심 업무에서 강점을 드러내야 한다

포지셔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영역에서 강점을 가질 것인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처음에는 모든 일을 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회사는 결국 특정 역할에 사람을 배치한다. 따라서 조직 내 핵심 업무 중 한 가지에서 ‘이 분야는 나다’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나는 마케팅 기획팀에서 일하며 보고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에 강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타 부서와의 협업 미팅 때는 누구보다 일찍 자료를 준비했고, 팀장보다 먼저 발표 구성을 정리해 초안을 제안했다. 몇 번의 성공적인 회의를 거친 뒤, 자연스럽게 ‘외부 발표는 저 사람에게 맡기자’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고, 이 경험이 나의 포지셔닝의 시작이 되었다.

 

 

2-1. 반복적인 노출로 인식 강화

한두 번의 성과만으로는 포지셔닝이 형성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반복 노출’이다.

 

회의 때마다 내가 정리한 자료를 공유하고, 외부 문서의 퀄리티를 책임지며 일관된 인상을 남기자 상사와 동료들은 자연스럽게 ‘문서나 프레젠테이션은 나’라는 공식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포지셔닝은 스스로 만들고, 타인의 인식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3. 작지만 확실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존재감은 규모보다 일관성과 신뢰에서 나온다. 큰 프로젝트를 한번 맡는 것보다, 작더라도 반복적이고 책임감 있게 처리하는 업무에서 더 강한 포지셔닝이 형성될 수 있다. 나는 사내 뉴스레터 담당을 자청해서 맡은 적이 있다. 겉보기에는 별거 아닌 일처럼 보였지만, 매주 정확한 시점에 퀄리티 있는 콘텐츠를 정리해 배포하면서 동료들이 나를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의 정리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후 보고서나 메일의 주요 내용을 요약해서 팀원들에게 공유하는 역할도 맡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기획서 작성, 사내 보고 등의 중심 역할을 맡게 되었다. 작지만 명확한 책임감을 보여주는 사람이 조직 내에서 신뢰를 얻고, 자신의 포지셔닝을 확실히 가져갈 수 있다.

 

 

4. 문제 해결사로 인식되도록 한다

조직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기억한다. 일이 터졌을 때, 다른 사람이 회피하거나 책임을 나누려 할 때 나서서 정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은 비중 있는 역할로 떠오른다. 물론 위험 부담이 있고, 실패할 가능성도 있지만 문제 상황을 해결한 경험은 그 자체로 강력한 브랜드가 된다.

과거 마케팅 캠페인 중 하나가 진행 중단 위기를 맞았을 때, 나는 광고주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했고, 대안을 빠르게 마련해 상사의 부담을 덜어준 적이 있었다. 이후 상사는 중요한 협상 자리에 나를 포함시키기 시작했고, 나는 자연스럽게 외부 소통에 강한 직원으로 인식되었다. 이처럼 위기 상황을 해결한 경험은 단기간에 포지셔닝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다.

 

 

 

5. 나만의 언어와 문화를 만든다

포지셔닝은 단지 업무 결과뿐 아니라 말투, 표현, 회의 스타일, 피드백 방식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완성된다. 조직 안에서 내가 쓰는 말이나 전달 방식에 일관성이 있다면, 그것이 곧 ‘업무 브랜드’가 된다. 나는 보고서나 기획서에서 항상 핵심 요약을 3줄 이내로 정리하는 스타일을 고수했다. 처음엔 피드백도 있었지만, 점점 동료들이 ‘저 사람의 문서는 핵심만 빨리 파악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상사의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와 같은 자신만의 방식은 곧 '그 사람다운' 스타일로 자리 잡고, 조직 내 존재감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브랜드는 복잡한 전략보다, 꾸준하고 일관된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회사 생활은 단순히 맡은 일을 처리하는 것 이상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나를 인식시키고 있는지가 결국 나의 기회를 결정한다. 존재감 없는 성실함은 기억되지 않지만, 존재감 있는 전문성은 조직 내에서 오래도록 영향력을 가진다.

포지셔닝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작은 선택, 꾸준한 행동, 반복되는 결과를 통해 서서히 자리 잡는다. 나 역시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과정을 체험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글이 회사를 다니는 누군가에게 자신만의 포지셔닝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회사 안에서 ‘나’라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은 결국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