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솔26기 골드 솔로들의 소름돋는 공통점 6가지

〈나는 솔로 26기〉를 보면서 한 가지 분명히 느낀 것이 있다. 이번 기수는 그저 나이만 골드가 아니라, 삶 전체가 골드라는 것이다. 화면을 마주하고 있자면 단순한 연애 리얼리티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펼쳐지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마저 든다. 누군가는 늦은 사랑을 찾아 나섰고, 또 누군가는 삶에서 진짜 무엇이 중요한지를 정면으로 마주하려 하고 있었다. 이번 출연자들은 그만큼 각자의 서사와 감정, 상처와 의지가 분명한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을 보면 겉으로는 정말 다양한데, 묘하게 내면의 결은 겹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이들이 왜 ‘골드 특집’이라 불릴 수밖에 없는지를 스스로 정리해봤다. 여섯 가지 키워드로 나눠 보았는데, 그 안에서 나는 확실히 이번 시즌에 감정이입하게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자기관리형 인간’이라는 점이다.

이번 기수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운동을 꾸준히 해온 출연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헬스, 러닝, 골프, 필라테스, PT까지. 단순히 몸을 가꾸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일상과 루틴을 스스로 설계하고 지켜가는 모습이다. 영호, 영자, 정숙, 현숙, 영식, 영철까지 이 범주에 속한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외적인 꾸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의 구조처럼 느껴졌다. 이런 태도는 결혼이나 연애에서도 무책임한 감정이 아니라 진중한 연결을 꿈꾼다는 느낌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연애 공백이 긴 사람들’이다.

30대 후반에서 40대에 접어든 출연자들 대부분은 긴 시간 연애를 쉬었던 경험이 있다. 물론 연애 자체는 했지만, 마지막 진지한 연애가 5년 전, 혹은 10년 전이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영수는 딱 두 번 연애를 했다고 했고, 영식은 마지막 연애가 거의 10년 전이라고 했다. 광수는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단절됐다고 했고, 순자는 부모님의 반대로 이별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쉽게 사랑하지 않았고, 쉽게 잊히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번 출연이 더욱 용기 있는 결정으로 보였다.

 

세 번째는 ‘가족 혹은 집안의 반대’이다.

로맨틱한 사랑이었지만 현실의 장벽에 막혀 무너졌다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뼈아픈 기억이 된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그런 이야기가 유난히 많았다. 영수는 학벌 차이로 인해 부모님의 반대를 겪었고, 순자는 상대가 전문직이 아니어서 결국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영자도 집안에서 반대했다는 이유로 연애를 정리했으며, 영숙은 귀국 후 소개팅만 수십 번을 하며 결혼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짝을 찾지 못했다. 결혼이 둘만의 일이 아니었음을, 너무나 생생히 보여준 현실적인 서사였다.

 

 

 

 

 

 

 

네 번째는 ‘현실적 결혼 가치관’이다.

"좋아하면 되지"라는 감성만으로는 결혼을 결정하기 어려운 시기. 이들은 이상형과 더불어 나이, 자녀 계획, 재정, 학력, 직업 등의 조건까지 함께 고려한다. 경수는 “가임기 여성”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현실적인 기준을 언급했고, 옥순은 과거 너무 가난한 남성과의 이별 경험을 털어놓았다. 영자는 자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고, 영수 역시 2세 계획을 중요한 전제로 삼았다. 이들은 사랑만을 꿈꾸는 게 아니라, 사랑과 현실을 함께 끌고 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다.

 

다섯 번째는 ‘외로움과 상실감’이다.

누군가는 술로, 누군가는 운동으로, 또 누군가는 자기계발로 공백을 채우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오랜 시간 누적된 감정의 결핍이 스며 있었다. 영철은 외로워서 술을 자주 마셨다고 고백했고, 영식은 “이러다 혼자 60살이 될까 봐 무섭다”고 털어놨다. 경수는 고독사에 대한 현실적인 두려움을 언급했고, 영숙은 “운명을 찾고 싶다”는 간절함을 드러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왔고, 이제는 함께할 사람을 진심으로 필요로 하고 있었다.

 

여섯 번째는 ‘자기 주도적인 삶’이다.

누가 챙겨주지 않아도, 각자의 삶을 스스로 책임져온 사람들이다. 영수는 조지아텍, 예일대를 거쳐 교수직까지 스스로 이뤄냈고, 영호는 집 계약도 혼자 알아서 했다. 정숙은 로스쿨을 마치고 변호사가 되었고, 영숙은 14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친 뒤 결혼을 위해 스스로 귀국을 선택했다. 이들에게 사랑은 선택이지 의존이 아니다. 그래서 그들이 지금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고 말할 때, 그 울림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나는솔로 26기 방송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들의 사랑이 무르익는 과정을 넘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열리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도 모르게 감정이 묻어난다. 이 프로그램, 단순한 연애 리얼리티 그 이상이다. 다음 주, 이 골드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또 지켜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