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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

끝난 25기,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솔 라이브 후기

by 세상에 이럴리가 2025.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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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25기 라이브 후기 – 단 한 커플도 없었다, 그리고 그럼에도 남는 감정들

25기가 끝났다. 솔직히 말하면 좀 허무했다. 그리고 동시에, 너무 재밌었다. 매회 본방을 기다리며 지켜봤고, 누가 누구에게 마음이 있는지, 누가 진심이고 누가 아닌지, 눈빛 하나 말투 하나를 분석하면서 추측하고 또 추측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드디어 찾아온 나는 솔로 25기 라이브 방송. 방송 직후 나는 다시 한번 그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우선 가장 먼저 느낀 건, 라이브 속 영호가 정말 달라졌다는 거였다.

이전 방송에서는 신중하고 침착한 분위기였던 영호가, 라이브에서는 훨씬 더 여유롭고 말수도 많아지고, 웃는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아, 저 사람도 이제야 긴장을 내려놨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여전한 상남자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 부드러움이 묻어났고, 이 모습이 방송 내내 보였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영식은 그와는 또 다른 결이었다. 방송 내내 말수가 적고 표정도 다소 굳어 있던 그가, 라이브에서는 훨씬 부드러워 보였다. 웃는 모습이 진짜 좋았고, 그제서야 진짜 성격이 살짝 보이는 것 같았다. 방송을 보면서 늘 ‘이 사람 속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라이브에서는 사람 냄새가 좀 더 나서 오히려 반가웠다.

영자는 또 어떤가. 머리가 길어진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정말 예뻤다. 라이브 방송을 보면서 그 분위기가 너무나 달라서 깜짝 놀랐다. 영수의 감정이 왜 그렇게 강하게 향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실제로 영수도 방송에서 영자에게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라이브에서도 그것이 여운처럼 남아 있었다. 그러고 보면, 영수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감정의 흐름도, 상대의 반응도. 눈치 빠른 사람이었고, 그런 만큼 상처도 있었을 것 같다. 마지막 선택 때도 그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었던 듯했다. 그 눈빛은 조금은 쓸쓸했고, 조금은 단념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진짜 대단한 건 여전히 영자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영자는 제주도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지내고 있는데, 영수는 그런 영자를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 다녀왔다고 한다. 

 

 

 

 

 

 

그리고 영숙. 0표를 받았고, 아무와도 커플이 되지 못했지만, 나는 그녀가 이번 시즌의 진짜 승자라고 생각한다. 감정에 솔직했고, 말할 때마다 단단함이 느껴졌다.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그게 영숙이었다. 라이브 방송에서도 그녀는 담담했고, 흔들림이 없었다. 마지막에 미경이 "말의 힘"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영숙의 표정이 유독 인상 깊게 남았다. 말이라는 건 한 사람을 살릴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걸, 그녀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미경은 조용히, 그러나 굉장히 깊은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말의 힘"이라는 단어를 꺼냈을 때, 나는 순간 멍해졌다. 나는 솔로를 보며 웃고 울고 화도 내고 했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날 선 시선으로 누군가를 평가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 순간,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 영상으로 누구를 해석하는 입장에서,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엔딩. 아무도 선택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손을 잡지 않았다.

단 한 커플도 탄생하지 않은 나는 솔로 25기. 그 마지막은 이상하게도 허무하면서도 현실적이었다. 이건 리얼리티다. 결국 연애는 누군가와 타이밍이 맞아야 하고, 감정의 무게가 같아야 한다. 한쪽이 무겁고, 한쪽이 가볍다면 그 관계는 오래 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진실을 우리는 25기를 통해 보게 됐다.

 

무엇보다 아쉬웠던 건, 내가 응원하던 커플이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는 영호와 옥순이 이어지길 바랐다. 둘 사이에 흐르던 미묘한 기류, 조용히 쌓이는 신뢰 같은 것들이 너무 좋았다. 영호는 그 누구보다 조심스러운 사람이었고, 옥순은 그 누구보다 자기 감정에 신중한 사람이었다. 이 두 사람이 조금만 더 솔직했다면, 혹은 타이밍이 조금만 달랐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 이 부분이 아직도 마음에 남는다.

 

 

 

 

 

방송이 끝난 지금도, 나는 종종 그 장면들을 떠올린다.

마지막 벤치에 앉은 모습들, 끝내 말하지 못한 감정들, 모두가 조심스러워하며 마음을 숨겼던 순간들. 나는 솔로 25기는 단 한 커플도 없었지만, 가장 현실적인 시즌이기도 했다. 모두가 좋은 사람일 수는 없고, 모든 감정이 이어질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그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감정들이 있다는 것.

 

라이브 방송을 보며 가장 강하게 느낀 건, 결국 이 프로그램은 사람을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조건이나 외모, 직업을 앞세우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태도, 말투, 감정의 표현 방식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줬다. 그래서 나는 이 시즌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생각이 많다. 내가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솔로의 세계에선 사랑보다 솔직함이 먼저였을까.

나는 솔로 25기, 결말은 허무했지만 그 과정은 너무도 진심이었다. 그 진심이 만든 감정들, 그리고 그 여운은 아마도 한동안 계속 머릿속을 맴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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